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프랑스에서) 인사드립니다. 이덕행입니다. 이번 여름부터 가까운 학교 선배인 이 시작한 에 합류하여 느슨하되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22년 여름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미국 SaaS 스타트업, Alphasense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해 봤습니다. VC에서 인턴을 할 때 찾아낸 곳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산업 정보 검색 엔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에 Alphasense에 대한 조사를 할 때는 기업가치가 1조원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 두배가 되었네요. 여러모로 제게 있어 의미가 깊은 회사입니다.
Upwind 독자분들에게 Pinpoint에 업로드한 리포트의 일부분을 공유드립니다. 흥미롭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thesis
‘비즈니스 리서치(Business Research)’는 현대의 지식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업무 중 하나로, 단순한 시장 조사부터 시작해서 경쟁자 분석, 산업 동향 예측, 향후 전략 수립까지 포괄하는 행위이다1. 대부분 기업은 비즈니스 리서치를 위한 독립적인 팀 혹은 인원2을 두고 있으며, 이는 그만큼 기업이 수행하는 비즈니스 리서치의 퀄리티가 기업의 의사결정 정확성, 나아가 기업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리서치를 수행하는 과정에는 큰 비효율성이 존재한다: 우리를 보조하는 도구들이 충분히 똑똑하지 않다. 효과적인 리서치를 위해서는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정보들 사이의 연관성을 뽑아내고 행간을 읽어 숨겨진 인사이트를 발굴해 내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기존의 도구는 자료를 찾아 나열하는 것에 그쳤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말할 것도 없었고, 구글 또한 우리가 검색창에 입력하는 질문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가 Alphasense이다. 2011년도에 Jack Kokko와 Raj Neervannan가 창업한 Alphasense는 비즈니스 리서치/인텔리전스 특화 검색 엔진을 B2B SaaS 형태로 제공한다. Alphasense는 곧 금융/비즈니스 관련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검색, 분석, 및 비교할 수 있는 구글과도 같다.
초창기에 동사는 월가의 금융 산업 종사자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투자업 종사자가 상장/비상장 기업의 정보와 각종 산업 리포트를 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었다. 금융 산업은 리서치의 중요도와 수요가 폭발적인 섹터이며, 블룸버그와 같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전부터 금융 속 리서치의 비효율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이어왔으니, 시장 진입이 용이했을 터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커지며 동사는 새로운 버티컬에 진출할 필요성을 느끼고, 비금융 기업들에서까지 포괄적으로 쓰일 수 있는 툴로 스스로를 재정의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오늘날 이들은 “인사이트를 몇 시간이 아닌 몇 초 만에 찾아낼 수 있게 해주는 마켓 인텔리전스 및 검색 플랫폼” (공식 웹사이트)의 모습에 이른다.
동사는 올해 4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으로부터 18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불과 5개월 후인 9월에 진행된 시리즈 E 라운드에서는 25억 달러(한화 약 3.2조 원)의 기업가치로 신규 투자자인 BOND와 기존 투자자인 알파벳 등으로부터 1.5억 달러(한화 약 2천억 원)를 조달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근미래에 기업 공개를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장은 꼭 지나치게 될 단계라고 밝혔다.
과연 동사는 정확히 어떤 고객을 위한,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산업 정보계의 구글이 될 만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일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founding story
“It started with CTRL+F”
- Alphasense 공식 홈페이지
동사의 창업자이자 現 CEO인 Jack Kokko는 모건 스탠리의 멘로 파크(캘리포니아) 지부와 런던 지부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데, 이 당시 반복 노동에 가까운 리서치 업무에서 염증을 느낀다. 수많은 리포트에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키워드를 일일이 검색해 가며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과정이 무척 피곤했던 것.
이후 Kokko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와튼에서 MBA 과정을 밟으며 그곳에서 훗날 Alphasense의 공동 창업자가 될 Raj Neervannan (Alphasense 現 CTO)을 만난다. Raj 또한 Jack이 느꼈던 리서치 과정에서의 고충에 크게 공감하였고, 이 둘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에 Alphasense를 시작한다.
두 창업자는 첫 2~3년 동안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며, 소수의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팅을 병행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서비스 출시 직후에 GTM 또한 헤지 펀드들이었다3. 헤지 펀드는 조직 규모가 작고 의사 결정이 빨라서 필요하다면 어떤 서비스건 바로 구매하는 특징이 있어 초기 수용자로 적합했다.
이후 콜드 콜을 통해 헤지 펀드뿐 아니라 월가의 각종 금융 기업을 포섭하기 시작했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product
problem
우선 동사가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점을 명확하게 정의하자.
기존의 검색엔진들은 단순한 자료의 나열 그 이상의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특정 회사에 대한 구글 검색 결과들 속에서, 그 회사가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아이템이나 사업이 뭔지, 핵심 인사가 누군지 등을 알아내려면 다시 여러 차례의 연쇄적 검색을 반복하거나 Ctrl+F 키로 반복 작업을 해야만 한다.
높은 지식 노동 수준에 걸맞은, 정확하고 알찬 산업 정보만을 모아놓은 검색엔진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글에 특정 회사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최신 기사나 낚시성 글 사이에서 공식 보고서나 문건, 혹은 믿을만한 기관이나 인물이 출판한 분석 글만을 찾아내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Alphasense는 공신력 있고 도움이 될 정보들만을 추려서, 그 위에서 산업 분석에 특화된 기능들로 무장된 검색을 돌려주는 검색 엔진이다.
세부적으로는, 동사가 제공하는 제품은 크게 플랫폼과 솔루션으로 나눠진다. 플랫폼은 전형적인 SaaS로, 기업 고객에게 검색(Search), 요약(Summary), 모니터링(Monitoring), 그리고 워크플로우(Workflow)의 4가지 핵심적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솔루션의 경우, 위 기능들을 기반으로 각 고객이 속한 산업군의 특성이나 요구에 맞춰 커스터마이즈해 서비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동사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선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4가지 핵심 기능 — 검색, 요약, 모니터링, 워크플로우 — 이 얼마나 강력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무에 계신 독자분이라면 “나라면 이 기능을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까?”를 고민하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4.
본 리포트의 뒷부분 내용이 궁금하신 독자 분은, Pinpoint Research 계정에 업로드 된 Alphasense 분석 글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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