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3는 지금까지 내가 봐 온 기술 산업 중에 가장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상(Ideology)에 대한 의존도가 현저히 높다는 점이 그것인데, 다시 말해 실체를 지닌 제품이나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기 이전에 “이 기술은 이런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사상가나 선언문이 먼저 큰 관심을 받는다는 거다1.
이런 사상가의 말과 글들이 앞장서서 web3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면, 그 방향성에 맞춰 신규 프로젝트들이 론칭되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집행되며, 코인 가격이 오르내린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비탈릭 부테린의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크립토 시장에 얼마나 큰 변화를 불고 왔는지를 떠올려보라. 이러한 특징을 보면 web3는 어쩌면 산업보다는 (아직까지는) 하나의 사회 운동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다.
그러니 web3의 트렌드를 읽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web3 생태계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구루들과 thought leader들의 생각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그런 thought leader 중 한 명인 크리스 딕슨에 대해 살펴본다. 크리스 딕슨은 두 차례 기업을 매각시킨 경험이 있는 연쇄 창업가이자 2013년에 a16z(안데르센 호로위츠)에 합류한 벤처 투자자로, a16z의 web3 특화 브랜치인 a16z crypto를 창립한 general founding partner이다. 그의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오큘러스, 코인베이스, dYdX, 대퍼 랩스, 유가 랩스 등이 있다.
a16z는 2020년대 초반의 web3/크립토 붐을 주도한(사실상 멱살잡고 캐리한) 플레이어 중 하나다. 한창 버블이 꼈을 때는 이건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막대한 양의 투자금을 web3 시장과 초기 스타트업들에 쏟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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